김하경 ‹흙이 흙이었을 때›, 2022, 가변 설치, 단채널 영상, 4분 20초


도자를 구성하는 물질과 결합 비율, 소성*의 환경에 따라 다른 색과 질감, 빛깔로 발현되는 흙과 유약의 상호적 관계에 집중해온 김하경 작가는 ‹흙이 흙이었을 때›(2022)를 통해 ‘흙’에 대해 새롭게 질문합니다. 인류가 토기를 처음 발명했을 때, 흙(clay)과 흙(dirt)은 서로 같은 것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흙은 제조되고 자연에서 분리되었습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그에게 재료로서 익숙하게 느껴졌던 흙(clay)과 달리 그가 섬에서 마주한 자연의 흙(dirt)은 낯설고 예측불가능한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흙이 흙이었을 때›는 김하경이 섬에 머물며 섬의 흙을 손으로 반죽하고 주물러 토기를 만들며 흙 속에 있는 과거, 태초의 경험을 상상하는 시도의 기록입니다.

*소성: 가마에서도자기를구워내는과정